2025-10-01
서울 아파트 매물 40% 감소 - 시장 데이터로 풀어본 진짜 원인
서울 아파트 매물 40% 감소 - 시장 데이터로 풀어본 진짜 원인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불과 석 달 만에 매물이 40% 이상 감소하며 전세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계절적 요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급 축소와 정책 변화가 맞물리며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부동산원, KB부동산, 직방 등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세 매물 급감의 원인을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해보았다.
1. 전세 매물 감소의 현황 : 숫자로 본 시장 변화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025년 9월 넷째 주 기준 서울 전셋값은 0.09% 상승하며 34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의 핵심 배경은 바로 ‘매물 부족’이다.
실제 매물 수치를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구분 | 내용 |
---|---|
성북구 | 6월 738건 → 9월 443건 (약 -40%) |
관악구 | 약 -34.7% 감소 |
중랑구 | 약 -33.3% 감소 |
강북구 | 약 -27.9% 감소 |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일수록 매물 감소 폭이 두드러진다.
이는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한 서민층 거주 지역이 타격을 크게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2. 입주 물량 급감이 불러온 공급 부족
2025년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0만 323가구로, 상반기(14만 537가구) 대비 29%, 지난해 하반기(16만 3,977가구) 대비 39% 감소했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도 신규 입주 단지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전세 공급이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입주 절벽 현상은 단기적 전세난을 유발할 뿐 아니라, 중기적으로는 ‘전세 → 월세 전환’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다.
즉, 공급 감소는 단순한 일시적 부족이 아니라 주거 형태의 전환을 촉진하는 구조적 요인이다.
3. 6·27 부동산 대출 규제의 부작용
정부는 2025년 6월 27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하고 다주택자 대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6·27 대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과열된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갭투자가 차단되며 전세를 낀 주택 매수 수요가 감소했고, 이에 따라 전세 매물 공급이 위축되었다.
다주택자들은 대출이 막히자 매물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기존 세입자 연장을 택하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었다.
결국 규제는 의도와 달리 단기적으로 전세시장 경색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4. 수요 집중과 심리적 요인
가을 이사철 수요가 겹치면서 시장은 더욱 불안정해졌다.
신규 입주 단지 부족, 전세자금대출 금리 부담, 대출 한도 제한 등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은 ‘지금 계약해야 한다’는 불안 심리를 갖게 되었다.
이런 심리는 매물 확보 경쟁을 촉발하며 전셋값 상승을 가속화한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전세 품귀 심리’가 확산되며 매물 회수와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5. 중저가 지역 집중 현상
서울 내에서도 강남권보다 중저가 지역의 매물 감소가 더 뚜렷하다.
성북·관악·중랑 등은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실수요가 몰리는 지역이다.
그러나 신규 공급이 부족하고,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서민층의 주거비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6. 경제적 해석 : 수요·공급의 구조적 불균형
경제학적으로 보면 이번 전세난은 단순한 ‘계절적 요인’이 아닌, 정책 변화와 공급 축소가 결합된 구조적 불균형이다.
전세는 본질적으로 ‘금융상품’ 역할을 하지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세 자본의 회전율이 낮아졌다.
공급이 줄고, 수요는 고착되며, 심리적 요인까지 겹치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장 자율 조정이 어렵고, 단기적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
7. 향후 전망과 정책 예상
단기적으로는 가을·겨울철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입주 물량이 늘지 않는 한, 공급 압박은 해소되기 어렵다.
정부는 전세대출 규제와 함께, 공공임대 공급 확대나 입주 시기 조정, 월세 세액공제 강화 등 보완책을 병행해야 한다.
시장 신호에 기반한 세분화된 규제가 필요하며, 단기적 안정만을 위한 규제는 장기적으로 더 큰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결론 - 매물 감소는 정책·공급·심리의 합작품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40% 감소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입주 물량 급감(공급 감소), 대출 규제(정책 변수), 가을 이사철(수요 집중), 시장 불안 심리(행태 변수)가 결합한 결과다.
향후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규제의 세분화, 공공임대 확충, 거래 정보의 투명성 강화가 필요하다.
정책 목표가 ‘가계부채 관리’라면, 동시에 ‘주거 안정성’이라는 균형점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숫자는 이미 경고하고 있다.
서울 전세시장은 단기적 불균형을 넘어,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