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유예 겉과 속이 다른 미중전략
겉으로는 휴전, 속으로는 전쟁, 미국과 중국이 90일간의 관세 유예를 재연장했다.
표면적으로는 무역 갈등을 완화하는 유화 조치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경제 휴전이 아닌 기술·자원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수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관세 유예의 발표 시점과 조건, 그리고 그 뒤에서 오가는 반도체·희토류·농산물 거래 조건까지 살펴보면, 이번 합의는 ‘휴전’을 명분으로 한 전략적 숨 고르기에 가깝다.
1. 90일 관세 유예, 진짜 목적은 시간 벌기
1). 막판 발표의 의미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합의의 종료 4시간 전, 90일 연장을 발표했다.
이는 즉흥적 결정이 아니라 최종 담판을 위한 협상 시간 확보로 해석된다.
10월 말~11월 초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 전후,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 ‘승리 선언’ 없는 이례적 행보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합의가 있을 때마다 “미국의 승리”를 강조해왔다.
이번에는 자화자찬 없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짧은 언급만 남겼다.
이는 유화적 제스처보다 필요에 따른 정치적 선택임을 드러낸다.
2. 겉과 속이 다른 ‘휴전’의 구조
1). 표면적 메시지
미국 : 관세 유예로 물가 압력 완화, 경기 둔화 방지
중국 : 일부 보복 조치 중단, 대두 수입 확대 의사 표명
겉으로는 서로 양보하는 ‘윈윈’ 구도가 연출된다.
2). 숨겨진 계산
실제 핵심은 기술·자원·안보 영역의 통제와 협상 카드다.
희토류 : 중국이 사실상 독점, 미국의 전략산업에 필수
AI칩 : 엔비디아·AMD의 중국 수출 조건 강화
반도체 공급망 : 인텔 CEO와의 정치적 교섭
이 모든 요소가 단순 무역 분쟁이 아닌 패권 전쟁임을 보여준다.
3. AI칩 협상, 전례 없는 ‘15% 수출세’
1). 새로운 수출 조건
엔비디아와 AMD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AI칩 수출 허가를 받았다.
이는 미국 현대 기업사에서 유례없는 대가성 거래다.
2). 명분과 실리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첨단 칩 수출을 제한해왔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안보+재정’이라는 이중 이익을 거두는 구조다.
기업은 중국 시장 접근권을, 미국은 매출의 일부를 확보한다.
3) 중국의 맞대응
중국은 엔비디아 칩에 ‘보안 위험’을 제기하며 여론전을 벌였다.
이는 미국의 기술 봉쇄에 대응해 소비자 불신과 정치 압박을 병행하는 전략이다.
4. 희토류와 자원 카드의 힘
1). 미국의 약점
미국은 전략 무기, 전자제품, 친환경 기술에 필수적인 희토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한다.
지난 1차 관세 유예도 중국의 희토류 공급 중단 위협이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2). 중국의 레버리지
희토류는 대체 공급원이 제한적이기에, 중국이 이를 무기화하면 미국의 기술 산업 전반이 타격을 입는다. 따라서 미국은 관세 압박만으로 중국을 완전히 굴복시키기 어렵다.
5. 트럼프의 ‘인물 압박’ 전략
1). 인텔 CEO 사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연계 의혹을 받는 인텔 CEO 립부 탄에게 사임을 요구했다가, 며칠 뒤 직접 만나 태도를 누그러뜨렸다.이는 개인과 기업을 정치 카드로 활용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2). 기업-정부 관계 재정립
인텔뿐 아니라 반도체 업계 전반이 중국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백악관과의 긴밀한 관계가 필수임을 보여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통제력 강화를 의미한다.
6. 향후 전망 – APEC 전까지는 ‘가짜 평화’
1). 단기 전망
11월 APEC 정상회의 전까지는 표면적 휴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가 안정, 글로벌 증시 안정을 위한 정치적 필요성이 존재한다.
2) 중장기 전망
APEC 이후에는 AI·반도체·희토류 등 전략 산업을 둘러싼 압박전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양국 모두 핵심 카드를 쥔 채 ‘기술 전쟁’에서 물러설 의지가 없다.
결론 - 가짜 평화에서 진짜 평화는 언제일까
이번 90일 관세 유예는 진정한 의미의 평화가 아니다.
겉으로는 무역 휴전이지만, 속으로는 기술·자원·안보를 둘러싼 전면전의 전초전이다.
미국은 경제 압박과 기술 통제를 결합한 전략을, 중국은 자원 무기화와 여론전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
결국 이번 유예 기간은 양국이 숨을 고르며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는 시간에 불과하다.
미중의 진짜 승부는 관세표가 아니라 반도체 회로와 희토류 광산에서 결정된다.